마가복음 1:21-34
제 직업은 가르치고 치료하는 것입니다.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클리닉에서 사람들을 치료합니다. 두 가지만 보면 감히 예수님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가 된 지 20년 동안 가르쳐도 서기관처럼 지식만 전달하다 보니 뭇 학생들이 저의 교훈에 놀라거나 가르치는 것이 권위 있는 자(22절)가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한의사가 된 지도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각종 병이 든 많은 사람을 고치지도 못 하고(34절) 특히 단번에 회복되게 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제 전공 공부에 대한 통찰력도 없고, 질병 치료에 대한 직관력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저의 치료에 관심을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연구교수로 미국을 갔을 때 제 제자가 찬양인도를 하던 미국교회를 다니게 되었는데 제가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제자가 구안와사를 앓게 되었습니다. 제자는 제가 처음 그 교회에 가던 날 한국에서 지도교수님이 오셨다며 찬양인도하는 시간에 저를 소개하며 대단한 치료능력을 가진 것처럼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제자가 입이 돌아가서 찬양인도를 제대로 못 하게 되었으니 모든 교인들이 궁금해 하며 매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구안와사는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입이 틀어지는 후유증을 남기게 되어 있는 타입이라 저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매주 제자를 비롯한 모든 교인들의 기도와 저의 간절함이 더해져서 제자는 원래 모습을 되찾고 곧 다시 찬양인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때 이후로 제자가 저를 믿게 하기 위해 수고했다고 간증을 하긴 했습니다만 실은 모든 치료에 제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개입하시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의사들의 로망은 자신의 소문이 온 사방에 퍼져서(28절) 온 동네가 그 문 앞에 모이는(33절) 것입니다. 그래야 능력을 인정받고 명예가 드높아짐은 물론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보며 치료가 잘 되려면 질병에 해당하는 귀신 보다 치료받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환자에게 나아가 손을 잡아 일으키신(31절) 예수님처럼 치료하는 사람의 권위와 신뢰가 없이는 어떤 질병도 소리 지르면서 떠날 수 없는데도 그 동안 저는 돈이나 홍보를 먼저 생각하는 계산적인 서기관이 아니었나 회개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아픈 사람에 대한 애통함과 치료에 대한 간절함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적용 :
치료가 잘 안 되는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아픈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손을 잡아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