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담임목사님 칼럼, 웹매거진

“아니, 그게 뭐야?”

동계 올림픽
2018년도 동계 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금 5, 은 8, 동 4개를 획득하여, 92개의 참가국 중에 종합 7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를 대단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사실 동계 올림픽은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보통 올림픽이라 하면 하계 올림픽이 먼저 떠오르지요. 그나마 은반의 요정이라 불리던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선수 덕분에 잠시 동계 올림픽에 눈을 돌렸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주최국이 되었지만 마치 남의 동네잔치와 같은 생각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국민적인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경기장의 입장권 판매율이 매우 저조했던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과 친숙하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는데, 모든 경기의 종목은 모두 영어로 표기되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키’ ‘스케이팅’ ‘하키’ ‘스노우보드’와 같이 친숙한 종목들도 있지만, ‘’‘스켈레톤’ ‘루지’ ‘아이애슬론’ ‘봅슬레이’와 같이 매우 생소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오직 특별한 사람들만 출전할 수 있는 경기이지요. 필요한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반드시 얼음 또는 눈이 있어야 경기가 가능하고, 나아가서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권투, 레슬링, 마라톤 등과 같이 하계 올림픽 종목에는 소위 신데렐라 스토리가 가능하지만, 동계 올림픽 종목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컬링, 그게 뭐야?”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컬링”이란 경기 종목을 처음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몇 분을 제외하고,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성도님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수없이 회자되었던 질문이 있다면, “컬링, 그게 뭐야?”일 것입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치르는 이 경기에 참가한 여자 선수들이 예상을 깨고 선전을 했습니다. 예선전에서 세계의 강호들을 연일 이겼습니다. 처음에는 종목 자체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4강이 겨루는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본선에 진출하면서, 대한민국은 ‘컬링’에 대하여 폭팔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도 그때부터 ‘컬링, 그게 뭐야?“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컬링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는지 살펴보면서 너무도 놀랐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기원을 찾아보니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공식적으로 경기의 규칙이 만들어지고 운동 경기의 한 종목으로 알려진 것은 1838년의 일입니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시작된 후 각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 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두터운 선수층을 지닌 종목으로 자리를 차지해 왔습니다.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24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동계 올림픽에서 열린 남자 선수들의 경기인데, 2006에 와서야 IOC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늦게나마 이 경기를 인정하고 메달을 수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1998년에 정식 동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런 긴 역사를 지닌 컬링이 대한민국에 소개된 것은 근래의 일입니다. 2006년에 국내 최초 컬링경기장이 세워졌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그것도 컬링을 배워야겠다고 작심하고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분을 중심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은 후에 주민이 6만도 채 되지 않는 경북 의성군에 설립되었습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이 개최되기 전까지, 마늘로 유명 그 곳에 컬링경기장이 있다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작은 관심
이번에 컬링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습니다. 주전 선수 4명이 모두 의성 출신이고 김씨 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외에, 하나로 똘똘 뭉친 팀웍 때문이었습니다. 경기도중 크게 소리쳤던 “영미야 ~”가 화제가 되었는데, 김영미선수의 친구, 동생, 그리고 동생의 친구로 구성된 팀입니다. 외신을 이 팀을 ‘마늘 소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 선수들은 동네에 컬링경기장이 있었기에 우연하게 이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 지녔던 작은 관심이 발전하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수 있었습니다. 스코트랜드의 무인도 에일서 크레이그(Ailsa Craig)에서만 채굴되는 쟁반크기의 화강암 돌을 목표지점을 향해 던진 후에 두 사람이 열심히 빗자루 질을 하는 경기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운동보다 오락처럼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대단한 집중력과 노련한 기술을 요구하는 결코 쉽지 않은 종목입니다. 북미와 유럽의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실력으로 당당하게 정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 국가적인 경사는, 컬링에 대한 작은 관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대한민국이 IMF로 인하여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골프선수 박세리가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 경기로 인해 온 국민이 힘을 얻었고, 그 장면을 통해 골프에 관심을 가졌던 ‘박세리 Kids’ 가 현재 세계여자골프를 휩쓸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약한 것이나마 한 가지 일에 대해 관심을 갖는 전환점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신앙, 그게 뭐야?”
전혀 알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컬링이 이번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땅을 강타하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서 저마다 컬링경기장을 짓겠다고 아우성입니다. 분명히 몇 년 뒤에는 ‘의성 마늘소녀 Kids’가 크게 활약을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컬링은 ‘비인기종목’ 또는 ‘작은 관심’거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신앙의 영향력이 이런 것입니다. 예수님 한 분으로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는, 제자들의 작은 관심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신앙, 그게 뭐야?”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고, 답을 얻었습니다. 2천년이 지난 오늘, 십자가의 복음은 결코 소수만의 ‘작은 관심’으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세상 사람들과 관심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신앙심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신앙에 대하여 고조된 관심을 갖습니다. 신앙의 핵심은 평생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그 분은 어떤 분이셔?” 신앙의 길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까지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질문입니다. 관심이 그 사람을 만들어갑니다. 나는 현재 신앙인으로서 무엇에 관심을 쏟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호세아 6장 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