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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톨스토이
세계적인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를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그의 명작에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고백록> <바보 이반> 외에도 많은 작품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에서 귀족 출신으로 태어났지만, 법대에서 공부하다가 도중에 중퇴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여 평생 그 길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톨스토이가 살았던 삶의 특징을 단 한 가지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평생 그의 마음을 떠나지 않았던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청년 시절부터 도시의 화려한 생활보다 농촌에 들어가 농민들을 돕고 그들과 삶을 나누며 소박하게 살기를 원하였습니다. 특히 남들보다 훨씬 많은 부와 힘을 지닌 특권층에 속한 자들이,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이 소유한 것을 강압적으로 착취하며 횡포를 부리는 모습에 부정적 태도를 지녔었습니다.

특히 그의 나이 40대 말이 되면서, 심히 부패한 사회 속에서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시민들과 절대 권위를 앞세우는 러시아 정교회를 향해 조용한 개혁을 시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목적을 위해 그가 사용했던 도구는 다름 아닌 그의 글재주였지요.

삶의 가치
톨스토이가 남긴 글과 친숙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러시아 혁명을 앞두고 있던 그 당시 사회와 교회의 모습은, 항상 우리 주변에서 쉽게 재발견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한 가치 설정은, 시대와 환경을 초월하여 유사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는 항상 자신의 삶이 지닌 가치를 확인하려는 자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을 거부한 것이지요. 그는 신앙적인 눈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인간의 이해와 행동은 극히 제한적이지만, 진리의 근원이신 하나님은 모든 것을 이해하는 분이라는 확신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아닌,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이 세상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 것입니다.

그가 위대한 글을 남겼다고 그를 영웅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도 항상 신앙적 갈등과 아내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모두가 경험하는 고뇌와 번민 속에 있었지요. 그러나 바로 이런 그의 경험이 그에게 삶의 가치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하였고, 그가 발견한 진리를 글에 담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눈높이를 맞추는데 노력을 했습니다. 즉, 그는 글을 쓰는 자체 또는 글이 지닌 가치에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고 확신하였던 것입니다. 청년 시절부터 지녔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어지러운 주위 환경으로 인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간직하지 못한 채 방황하던 모습에 대해 안타까움이 더욱 컸습니다.

노동과 죽음과 병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그가 긴 시간 동안 생각하고 고민한 내용을 함축적으로 서술하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글을 읽는 도중이나 글 읽기를 마친 후, 자연스레 톨스토이의 고민에 합류하게 됩니다. 즉,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을 얻게 됩니다.

그의 단편소설 중 <노동과 죽음과 병>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 정말 짧은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톨스토이 단편소설 모음집의 4페이지 분량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글도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내용은 매우 깊습니다. 짧은 글이기에, 한번 읽고 나서 다시 찬찬히 그 내용을 음미하며 읽게 됩니다. 나는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내면의 세계를 스스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소설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톨스토이는 남미 인디언들 사이의 전설을 소개합니다. 처음 하나님은 사람들이 일하지 않고 무병장수하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나님이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살펴보셨습니다. 자기만 생각하면서 다투며 살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먹고살기 위해 노동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결과 서로 힘을 합쳐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이지요.

그러나 시간이 흘러, 하나님은 전보다 더 불행해진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셨습니다.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리를 지어 서로 방해하고 서로의 것을 빼앗는 일에 시간과 힘을 낭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해결책으로,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강한 사람들이 약한 사람들을 더욱 못살게 굴었습니다.

죽음도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하나님은 병을 허락하셨습니다. 병들고 약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도와줄 것이란 기대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병든 사람들을 약한 사람들에게 돌보게 하였고, 약한 사람들은 가족이 아플 때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고통을 허락하셨습니다. 자신의 방법, 즉 노동과 죽음과 병이 주는 교훈을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깨달은 것이지요. 그 결과, 인간은 고통을 통해서 배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시고, 스스로 깨우치도록 내버려 두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사람들이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글입니다. 우리는 이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지니고 있습니다. 성경 말씀이 삶의 최고 가치를 보여주십니다. 성령 충만!